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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학폭위에 회부된 ‘장애학생 도우미’ 장애학생(AI 이미지 생성). ©에이블뉴스

【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 A 학생은 고등학교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이다. 프레드윌리 증후군으로 염색체 이상으로 지적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지적장애인은 경증이 없다. 장애인 등록이 되었다면 모두가 중증 장애인이다.

A가 속해 있는 학급에는 중증 지체장애인(B)도 있다. 등하교나 이동 교실을 안내하는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 선생님은 B를 위한 도우미가 필요했다. 경쟁을 해야 하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우미를 요청해 보았으나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반강제로 도우미를 정해 주면 학부모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을 것이 뻔하였다.

교사는 장애인끼리는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B의 도우미로 A를 지정했다. 신체적 어려움은 없으니 얼마든지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A는 지적장애가 있으니 이왕이면 비장애인을 원했다.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장애인끼리 어울리는 것도 싫었기 때문이다.

A는 한 학기 동안 열심히 B의 도우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자신도 도우미가 필요한 중증 장애인인데 B의 도우미 역할을 하니 공부에 흥미를 잃고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여 갔다. 교사는 도우미가 필요하다면 다른 학생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라야 한다. 필요하다면 활동지원사를 활용하거나 가족과 의논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장애 학생 도우미 중에는 선행상도 받고 장애 친구를 사귀면서 인성에도 도움이 되고, 좋은 친구가 되는 경우도 많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에서도 장애 친구 도우미와 진정한 이해를 해나가는 과정을 동화로 들려주는 경우도 있다.

교사는 도우미 학생에게 힘들지는 않은지, 부담스러운 일은 없는지 등 상담도 하고, 장애인의 도우미 시간과 노력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도 있다. 기꺼이 도우미를 하고 있는지, 도우미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는지 체크도 필요하다. 상담과 더불어 관찰도 해야 하지만 교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B는 의사소통이 어렵다. 그리고 과목별 이동 교실로 이동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A와는 같은 반이지만 이동 교실은 서로 다르다. 선택과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B에게 이동 교실을 묻고 교실 문 앞에 데려다주면 들어가지 않으려고 고집을 피운다. 그러면 A는 자신이 가야 하는 이동 교실에 제시간에 가기 힘들다.

그래서 A는 B에게 시간표를 달라고 했다. 미리 가야 하는 이동 교실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B는 그때그때 데려다 달라고 하면 데려다줄 것이지 왜 시간표를 알고자 하느냐고 알려주지 않았다. A는 자신이 다른 장애인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선생님에게 칭찬받을 일을 한다는 행복감도 있었지만, 점차 B가 미워지고 도우미를 하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A는 시간표를 받아서 미리 다음 시간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으면 먼 곳인지, 가까운 곳인지 알게 되고 미리 계획을 잡고 자신도 지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는데, B는 자신만 생각하고 상대방은 전혀 고려하지 않으니 너무나 미웠다. 그래서 볼펜으로 B의 교복에 낙서를 했다. 말을 해도 상대방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행동으로 싫음을 표현한 것이다.

B의 학부모는 이 사실을 알고 학교에 항의했다. 볼펜으로 교복에 낙서를 할 정도면 볼펜으로 몸을 찌를 수도 있지 않았겠냐며 학교에 거세게 항의했다. 그동안 도우미를 해 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학폭위 개최를 요구했다.

A의 어머니는 학폭위가 열리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어 학폭위만 면하게 해 달라며 사죄했다. 자식을 둔 엄마로서 자식이 장애인이라 항상 아픈 손가락이었는데 학폭위에 회부 된다고 하니 숙이고 사죄할 수밖에 없었다.

도움을 받아야 할 장애인이 도움을 줘야 하는 책무를 받은 것도 억울한데, 장애로 인하여 의사소통 방식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교복에 낙서를 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아야 하니 너무나 답답했다.

교사가 A에게 도우미를 맡기지만 않았어도 학폭위에 회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교사가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도 문제를 해결해 주었을 것이다. 교사는 장애의 도움 문제를 다른 장애인에게 맡겨놓고 방치한 결과다.

만약 학폭위가 A를 처벌한다면 도우미 역할을 강요한 학교와 교사도 회부돼야 한다. 그리고 B의 어머니도 도우미의 교체를 요구하거나 다른 도우미를 활용하는 방법을 학교에 요구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한다.

활동지원사는 학교에서는 활동지원을 할 수 없다. 단지 등하교는 가능하지만 수업 시간에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학교에는 보조교사가 없거나 있어도 이동 도우미를 다른 장애인에게 맡긴 것이다. 수업시간에 활동지원을 한 것으로 실적을 신청하면 부정수급으로 취급한다. 수업에 들어가는 것은 안 된다고 하더라도 화장실이나 이동에 대하여는 보조교사는 물론 누구도 도와주지 않으므로 수업 지원이 아닌 신체활동은 교내의 활동지원에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자신도 장애인인데, 다른 장애인 도우미로 활동하다가 학폭위에 회부 되어 처벌을 받아 불이익을 받는 것이 당연시되는 것이 대한민국 특수교육과 활동지원제도의 현주소라니 아직도 복지는 갈 길이 멀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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