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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사가 사라지고 있다 '도시도 부족하고, 농어촌은 더 절박'. ©김양희

【에이블뉴스 김양희 칼럼니스트】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가장 중요한 사회서비스다. 그러나 지금 이 제도를 흔드는 가장 큰 문제는 예산도, 대상자 확대도 아니다. 사람이다. 활동지원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활동지원사 부족은 농어촌 이야기였다. 도시에는 활동지원사가 비교적 많았고, 농어촌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대도시에서도 활동지원사를 구하지 못해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기존 활동지원사가 그만두면 몇 달씩 새로운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흔해졌다.

그렇다고 도시와 농어촌의 상황이 같아진 것은 아니다. 둘 다 어렵지만, 농어촌은 훨씬 더 심각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농어촌·산간지역 활동지원기관의 평균 활동지원사 수는 49명으로, 대도시(150명)와 중소도시(156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농어촌 기관의 상당수는 활동지원사가 30명도 되지 않는 소규모 기관이었다. 공급 기반 자체가 매우 취약한 것이다.

도시에서는 어렵게라도 다른 활동지원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농어촌은 대체할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일을 그만두면 그 지역의 서비스가 사실상 멈추기도 한다. 이용자는 활동지원 시간이 있어도 사용할 사람이 없어 서비스를 포기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첫째, 활동지원사의 노동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신체활동 지원은 물론 병원 동행, 외출 지원, 가사 지원, 정서적 소통까지 담당하지만 그에 비해 처우는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고령의 활동지원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젊은 인력은 좀처럼 유입되지 않는다.

둘째, 농어촌은 이동 자체가 노동이다. 한 명의 이용자를 만나기 위해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동시간은 길지만 보상은 충분하지 않다. 결국 활동지원사는 가까운 도시에서 일하기를 선택하고, 농어촌은 더욱 인력난에 빠진다.

셋째, 이용자와 활동지원사 모두 고령화되고 있다. 돌봄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데 공급은 오히려 줄고 있다. 이제 활동지원사 부족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구조적 위기가 되고 있다.

이 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장애인이다.

활동지원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시간이 있어도 서비스를 제공할 사람이 없다. 병원 예약을 미루고, 장보기를 포기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사회참여를 접는다. 결국 가족이 돌봄을 떠안거나 장애인 스스로 감당하게 된다.

정부는 활동지원 시간을 늘리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공급을 유지하는 정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활동지원사의 임금과 처우를 개선하고, 장거리 이동이 많은 지역에는 별도의 이동수당과 농어촌 가산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 긴급 대체인력 체계를 만들고, 광역 단위 인력은행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활동지원사가 오래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활동지원제도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제도다. 사람이 없으면 제도는 종이 위에만 존재한다. 도시에서도 활동지원사를 구하지 못하는 현실, 그리고 농어촌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절박한 현실을 더 이상 지역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활동지원사는 부족하고, 장애인의 삶은 기다림 속에 멈춰 서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활동지원 시간을 늘리는 정책만이 아니라, 활동지원사가 떠나지 않는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복지이기 때문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