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앞에서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1박 2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2002년부터 25년째 이어져 온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 올해 장애인들은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라는 슬로건 아래 장애인 탈시설과 권리 보장을 촉구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0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앞에서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1박 2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420공투단은 매년 기존 ‘장애인의 날’이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전시 행정에 머물러 왔다고 비판하며 이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전환하기 위한 투쟁을 이어왔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장애인을 시설에 수용하고 사회로부터 배제하는 정책을 규탄하며, 지역사회 중심의 장애인 권리 보장 정책으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20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1박 2일 결의대회에 참여자가 ‘중증장애인 일 할 수 있다’ 피켓을 들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특히 2024년 울산 태연재활원과 2025년 인천 색동원 등 최근 발생한 장애인거주시설 내 인권침해 사례를 언급하며 시설 중심 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폐쇄적 구조에서 비롯된 제도적 폭력이라는 것.
또한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자의 상당수가 비자발적으로 입소하고 있다며 시설이 보호가 아닌 격리와 배제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시설 간 전원을 반복한 피해 사례를 언급하며 개별 사건 대응을 넘어 집단 수용 구조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장연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정부가 장애인의 날을 지정한 지 46년이 흘렀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장애인들은 인권유린과 폭력, 성폭력에 피폐해지고 있다 그동안 많은 정권이 예산을 줄인다는 이유로 장애인들을 가뒀다. 그 결과 거주시설은 인권유린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4년 태연재활원과 2025년 색동원에서 벌어진 일들은 입에 담을 수도 없다. 그런데 어떠한가. 지금도 정부는 거주시설에 엄청난 예산을 집어넣고 탈시설 지원예산은 줄이고 있다”면서 “국민주권정부를 표명하는 이재명 정부는 이제 법으로, 예산으로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라. 장애인이 지역에서 국민답게 살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20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1박 2일 결의대회에서 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부와 국회를 향한 요구도 이어졌다. 한국이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한 국가로서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며 예산 논리를 이유로 권리를 미루지 말 것을 촉구했다.
또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과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지난 3월 우리가 염원했던 장애인권리보장법이 국회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그 과정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통상적이라면 이미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됐을 것이다. 그런데 국회는 또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상임위원회는 통과됐지만 끝내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돼야 하지 않겠는가. 장애인권리보장법이 통과돼 장애인도 당당하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권리의 주체가 돼야 한다. 우리 지치지 말고 물러서지도 말고 끝내 멈추지 말고 장애인의 권리를 투쟁으로 열어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25년 동안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외쳐왔다. 그런데 이대로 계속 가도 되겠는가. 이재명 정부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약속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에서는 비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인의 기준으로 모든 시설과 정책, 제도를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내년부터는 바뀌지 않는 현실에 분통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나아갔구나’하며 서로 신뢰하고 연대할 수 있길 바란다. 사회민주당도 기본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1박 2일 결의대회 이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행진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아울러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에게는 형식적인 기념행사를 중단하고 실질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결의대회를 마친 420공투단은 “자유로운 삶, 시설 밖으로”를 외치며 광화문 서십자각에서 출발해 서울 시청 서편과 동편, 후문을 지나 서십자각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진행했다.
1박 2일 결의대회는 이후 오후 7시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저녁 문화제를 진행한다. 다음날인 21일 오전 8시에는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열고, 오전 10시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2026 장애인차별철폐선거연대 및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제도화 투쟁 결의대회’를 전개할 예정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