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배우는 안전한 배리어프리 사회

【에이블뉴스 조주희 칼럼니스트】장애인의 일상에서 안전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장애인의 안전을 장애인 개인의 주의와 조심성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장애인을 지원하는 비장애인에게 모든 책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국가가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장애인의 안전한 일상생활을 위해서는 장애인을 지원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장애인은 자신의 신체적 특성과 이동 방식, 불편함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장애인을 처음 만나는 비장애인이 장애의 특성과 지원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에게 익숙한 상황이 비장애인에게는 처음 경험하는 상황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인을 지원하는 사람에게는 단순히 ‘친절하게 도와야 한다’는 교육을 넘어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안전하게 지원하는 방법을 배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휠체어 이용자를 이동시킬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이동 과정에서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 장애인의 의사를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등을 실제 상황을 중심으로 배울 필요가 있다.
특히 사회복무요원, 활동지원사, 근로지원인, 교통기관 종사자 등 장애인을 직접 지원하는 사람에게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장애인의 특성과 지원 방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의만으로 도움을 제공하면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도와주는 마음’이 아니라 ‘안전하게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장애인 당사자에게도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자신의 몸과 장애 특성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어떤 움직임이 위험한지, 어떤 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어떤 도움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자기옹호교육이다. 자기옹호교육은 장애인에게 단순히 ‘스스로 조심하라’고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다. 자신의 권리를 알고, 필요한 지원을 표현하며, 자신의 의사와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떤 도움을 원하는지 설명하고, 적절하지 않은 도움은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위험한 상황에서는 주변 사람이나 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옹호에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포함된다. 장애인은 자신의 신체적 특성과 한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당사자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위험을 예측하고 안전을 위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는 장애인에게 사고의 책임을 묻자는 의미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느 한쪽의 잘못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장애인은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여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여 안전한 방법으로 지원해야 한다. 어느 한쪽의 책임만을 강조해서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일방적인 도움이 아니라 상호 이해와 의사소통이다. 도움을 제공하기 전에 장애인에게 필요한 도움을 묻고, 장애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지원하는 사람 역시 안전한 지원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을 개인의 선의와 경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장애인을 지원하는 사람이 기본적인 장애 이해뿐 아니라 이동 지원, 의사소통, 안전관리 등을 배울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마련해야 한다. 장애인의 안전이 개인의 경험이나 선의에 좌우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배리어프리(Barrier-free) 역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배리어프리는 시설의 장벽을 없애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경사로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처럼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보와 경험의 장벽을 낮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
장애인은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비장애인이 장애를 경험해 본 것은 아니다. 장애인에게 익숙한 상황이 비장애인에게는 처음 접하는 상황일 수 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만 교육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장애인은 자신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고, 비장애인은 장애인을 이해하고 안전하게 지원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국가는 이러한 교육과 지원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사회는 장애인을 돕지 않는 사회가 아니라 안전하게 도울 수 있는 사회다. 장애인도 배우고 비장애인도 배우며, 국가도 필요한 교육과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배리어프리는 시설의 문턱만 낮추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몰라서 생기는 불안과 위험의 문턱을 낮추는 것 역시 배리어프리다.
장애인의 안전을 장애인 개인의 조심성에만 맡기지 않고, 비장애인의 선의에만 의존하지 않는 사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배우며,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국가는 안전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사회.
그것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진정한 배리어프리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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