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이현옥 칼럼니스트】 지난해 FIS 파라크로스컨트리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에 이어 최근 독일 핀스터라우 월드컵 금메달 등 최근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김윤지가 '제2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눈밭을 달렸다.

대회 2일차인 28일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바이애슬론 인디비주얼 6km 좌식 경기에서 김윤지는 28분 41초 80으로 우승해 전날 여자 좌식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4㎞ 첫 금메달에 이어 이틀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이렇게 잘나가는 김윤지와의 인터뷰 약속을 잡고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실내 시상식장에서 기다렸다.

경기후 젖산(운동 후 몸에서 생성되는 피로 물질)을 내보내기 위해 트랙을 몇바퀴 돌고 트레이너와 곧 올라온다고 연맹 사무국장이 양해를 구해왔다강도가 쎈 운동후의 유산소 운동은 아마츄어 생활체육을 하는 나도 하는 것당연히 선수를 기다려줘야 한다.

제2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 출전한 김윤지@이현옥
제2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 출전한 김윤지. ©이현옥

그러나 시간이 하염없이 흐른다다시 확인해보니 KADA(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서 불시에 하는 도핑 대상이 되었단다도핑은 패럴림픽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입상이 점쳐지는 선수에게는 통과의례이다대회 기간 뿐만이 아니라 장소와 시간 불문불시에 소집되는 도핑에 선수는 반드시 응해야 한다.

도핑은 금지약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이고장애인선수들은 장애로 인한 질환이나 만성통증 등 고유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이 있을 경우에 치료목적사용면책(TUE, Therapeutic Use Exemption)이 있어 사전에 신고하고 약 복용을 허락 받을 수 있다그러나 조건이 있다반드시 사전에 치료약물을 신고해야 하고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금지약물을 확인해 선수가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도핑은 대체로 소변검사가 일반적이라 장애인 선수들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드디어 1시간반여만에 김윤지의 얼굴이 문앞에 보였다소변검사에 혈액검사까지 했다고 한다혈액검사까지 하는 엄격한 도핑검사 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중요한 선수라는 반증이기도 하다오전 경기를 마치고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준비한 질문을 짧게 던졌다.

패럴림픽을 앞두고 해외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하며 전국장애인동계체전이 열리는 평창에 오게 된 이유를 물으니전국장애인동계체전도 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는 답을 한다전국장애인체전을 통해 성장과 경쟁력을 본다는 김윤지는 사실 전국장애인체전이 낳은 선수이다.

국내 장애인 스포츠의 간판선수로 동계엔 노르딕스키 선수하계엔 수영 선수로 활동하는데 2022년 전국장애인동계체전 신인왕과 23년 전국장애인동계체전, 24년 전국장애인하계체전에서 최우수 선수상 MVP를 수상해 이상이 제정된 이래 최초의 연속수상자가 되었다현재는 BDH파라스 실업팀 소속으로 뛰고 있는데평창 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동계 종목 사상 첫메달을 땄던 크로스컨트리 신의현이 같은 소속팀이기도 하다.

제2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 바이애슬론 경기에서 김윤지가 스타트 하고 있다@이현옥
제2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 바이애슬론 경기에서 김윤지가 스타트 하고 있다. ©이현옥

국내 대회에는 이유가 또하나 있다설상 종목 선수로서 다양한 눈을 경험하고 싶은 욕심이 그것이다전국장애인동계체전이 열린 알펜시아의 눈은 스키날이 아주 잘 나가는 좋은 상태여서 행운을 만난 것 같다고 웃음을 감추지 않는다.

최근 열린 두 대회에서의 우승은 스키조정사이클 동·하계 종목을 뛰며 패럴림픽 메달만 19개에 이르는 국제 장애인스포츠계의 스타선수 옥사나 마스터스(미국)를 제치고 얻은 승리라 더욱 값지다.

스가 자신에게 유리했고 바로 뒤에서 쫓아오는 옥사나에게 쉽게 잡히지 말라고 지도한 감독의 말이 계속 떠오르면서 한국도 약하지 않아를 되뇌이며 사력을 다해 달려 우승을 했다그러나 정작 자신은 옥사나를 눌럿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는데그녀의 구력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기 때문이다실제로 국제 장애인 크로스컨트리계에는 경기력이 우수한 노장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FIS 독일월드컵에서 우승한 김윤지@FIS/SNS
FIS 독일월드컵에서 우승한 김윤지. ©FIS/SNS

생애 첫 패럴림픽을 앞두고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으로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오겠다라고 말하는 김윤지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노르딕연맹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완벽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경기력에 가장 큰 요소인 스키날을 다듬는 왁스는 세계적 수준을 갖추었기에 보다 많은 선수가 노르딕 스키에 입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나라는 운동을 접할 기회가 적어 특히 나이 어린 장애인들이 포기를 빨리 한다선수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뭐든 하다보면 자신의 재능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2006년생 이제 갓 스무살 김윤지가 운동 앞에서 망설이는 청년 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청년 장애인들을 오히려 조심하라며 말리니당사자도 주춤하게 되는 면이 있어 한번 믿고 맡겨보라잘 할 것이다라고 주변에도 알리고 싶다고 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자신의 삶을 세워주는 이정표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김윤지여성 아이돌그룹 뉴진스를 좋아해 콘서트 관람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가겠다며 팬심을 감추지 않는다어쩌면 그녀의 스키날이 그곳에 가는 시간을 단축해 줄지도 모르겠다.

김윤지의 첫 질주가 시작되는 이탈리아 밀라노·코르니타 동계 패럴림픽은 오는 36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다. 6일 열리는 개막식은 1세기에 지어진 고대 원형경기장으로 현재는 오페라 극장으로 사용되는 베로나 아레나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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