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롯데면세점
【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 키오스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는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의 접근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 장차법 시행령 제10조의 2의 2항에 의하면, 키오스크는 접근성 검증 기준을 준수한 제품으로 설치하여야 한다. 검증 기준을 준수하라고 했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는 하지 않았다.
검증 기준을 개발사나 판매사가 스스로 해석하여 준수하였다고 하면 법을 지킨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으나, 이는 객관적이지 않고 공인된 기준 준수가 아니므로 사실상 검증 기준을 지킨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공인된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자가 진단에 의해 기준을 준수했다는 것을 허용한다면 모든 제품이 그렇게 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동법에서 음성안내장치(무인정보단말기의 위치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장치를 말한다)를 설치해야 한다는 조문이 추가되어 있다. 음성안내장치가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음성유도기를 말한다. 음성유도기가 아닌 항상 음성으로 위치를 말로 하는 것도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는 많은 소음을 일으키기도 하고, 시각장애인이 이어폰으로 음성을 이용할 때에는 안내를 하지 못하므로 적절하지 않다. 물론 시각장애인이 아닌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을 때에도 음성으로 안내를 하지 못한다. 적외선 등으로 기기 전면에 사람이 나타나면 음성으로 안내하는 것(센서)도 적절하지 않다. 모든 사람이 기기 앞에 있을 경우 음성을 낼 것이고, 기기 가까이(2m) 왔을 때에만 음성으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멀리서 또는 다른 방향에서 찾아오는 시각장애인에게 위치를 안내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음성안내장치는 음성유도기만 유용하다.
접근성 검증 기준에는 음성안내장치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접근성 인증과 별개로 음성유도기를 설치하여야 한다. 음성유도기가 키오스크 내장형이든, 외장형이든, 키오스크 위의 벽에 설치하든 상관은 없다. 법에서 설치 위치는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위치에 설치하든 기기의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하면 된다.
키오스크를 판매하면서 유도기를 포함해 판매할 경우 조금의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 키오스크 판매사는 음성유도기를 제외하고 판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면 키오스크 구입자나 운영자는 별도로 음성유도기를 구입해야 하고, 설치비를 다시 추가해야 한다. 구입자는 접근성 검증을 받았다는 말만 믿고 음성유도기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나중에 음성유도기가 없음을 법 위반으로 지적하면 억울해할 것이다. 이런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키오스크 판매자는 음성유도기를 포함해 판매해야 한다.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경우 대다수의 업무가 키오스크와 연관이 있다. 키오스크는 코로나로 인한 언텍트가 보급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인건비 절약과 사무 자동화, 디지털화로 인해 키오스크의 보급은 어차피 시대의 대세였다.
롯데월드는 티켓수령과 주차장 결재, 백화점 결재, 롯데 시네마 결재, 롯데면세점 주문품 인도 키오스크, 롯데리아, 엔제리너스커피, 크리스피 크림도넛 매장 등 키오스크가 설치된 매장이 엄청나게 많다. 롯데그룹의 키오스크 개발사는 롯데GRS다. 롯데GRS는 접근성을 준수한 키오스크를 배려형 키오스크라고 부른다. 동등한 권리가 접근성인데, 배려를 특별히 받는 것 같은 용어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배려형 키오스크는 화면의 높이를 낮추어 153cm로 만들었고, 120cm 이하에서 화면을 볼 수 있는 낮은 화면 모드를 도입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점자 스티커와 물리 조작 키패드로 화면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고, 직원호출버튼도 설치했다. 호출버튼은 직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매우 유용한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주문에서 결재까지 음성으로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은 셀바스AI사와 협력을 통한 기술이다. 시각장애인이 메뉴 구조를 쉽게 이해하고 주문 선택을 하도록 하기 위해 취식 여부 선택, 메뉴 선택, 주문 확인, 결재 등 네 단계로 나누어 설계하였다. 그리고 외국인을 위해 다양한 언어를 선택할 수도 있도록 하였다. 노인과 저시력인을 위해 5가지 색상변화를 통한 고대비 화면도 제공한다.
이런 기능을 갖춘 키오스크를 적용한다는 홍보나 보도자료는 많이 있는데, 접근성 검증 인증을 받았다는 내용이 없어 아쉽다. 무인정보단말기 협의체는 키오스크 제조자와 운영자, 사용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아직도 키오스크 설치에 대한 많은 이견이 있고 혼란스러운 해석들이 난무한 것을 보면 협의체가 더욱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최근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에 면세품 인도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앞으로 김포국제공항에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음성유도기가 빠져 있다.
롯데GRS는 디지털 약자를 위한 접근성을 해결하기 위해 내어놓은 제품이라고 했는데, 그 노력은 매우 고무적이고 타사의 모범이긴 하지만 접근성을 위한 기능을 시각과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기능을 갖추었다가 아니라 접근성 검증을 받았다고 하면서 세부 대표적 기능으로 유형별 기능을 설명해야 했다. 그리고 반드시 음성유도기를 동시에 설치하여야만 완벽하게 법을 준수했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완벽한 접근성을 갖추고 그 사실을 국민에게 홍보하였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잘못하고 있는 기업도 많은데 잘 하고 있는 롯데를 지적한 것은 부족한 것을 마저 채우는 것을 말해야 다른 기업들도 따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기존 설치된 키오스크를 포함하여 모든 키오스크가 접근성을 준수하여 인정을 받고 음성유도기를 탑재해야 함을 반드시 준수하여 차별하는 기업으로 취급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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