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이복남 객원기자】‘프로보노(Pro Bono)’는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라는 라틴어의 약어로, 전문가가 자신의 역량을 대가 없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봉사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tvN 주말드라마 ‘프로보노’는 대형 로펌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급조된 프로보노팀이다. 프로보노에서는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무보수로 변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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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보노팀 강다윗 변호사. ⓒtvN

프로보노에서 수장을 맡은 사람은 강다윗(정경호 분) 변호사다. 강다윗 변호사는 한때 권력자들에게 관용 없는 징역형을 내리며 15년 동안 승승장구해서 ‘국민판사’로 떠올랐다. 국민들은 그를 정의로운 판사라고 치켜세웠지만 사실 그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오로지 대법관이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대법관 자리를 목전에 두고 강다윗 변호사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뇌물사건에 휘말려 법복을 벗어야 했다. 그때 강다윗에게 손을 내민 사람은 1등 로펌 오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 오정인(이유영 분)이었다. 오정인은 연수원 동기였기에 강다윗은 웬 떡이냐 싶어 그 손을 잡았지만 출근해 보니 빌딩 한구석 햇볕도 들지 않는 프로보노팀이었다.

공익에는 1도 관심 없던 강다윗이 대법관 자리를 노리고 오정인 대표와 승률 7할로 딜을 했다. 프로보노팀에는 박기쁨(소주연 분) 장영실(윤나무 분) 유난희(서혜원 분) 황준우(강형석 분) 등 4명의 변호사가 제각기의 사연을 가진 체 함께하고 있었다.

프로보노팀에 이혼소송을 의뢰한 카야와 박기쁨. ⓒtvN
프로보노팀에 이혼소송을 의뢰한 카야와 박기쁨. ⓒtvN

프로보노팀에 양촌리에서 카야(정회린 분)라는 외국인여성이 이혼소송을 하러 왔다. 카야는 한국에 온 지 2년 밖에 안 되었다는데 한국어를 잘 했다. 집을 떠나고 싶고 한국에 오고 싶어서 어렸을 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했단다.

카야가 모든 날이 좋았다고 하자 박기쁨이 카야를 반기며 맞장구를 쳤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를 카야와 박기쁨이 합창을 했다. 드라마 ‘도깨비’에 나오는 대사이다.

강다윗은 돈도 안 되는 이혼소송은 안 하겠다고 했다가 오뉴월에 목수건을 두르고 전신을 치렁치렁한 옷으로 중무장을 한 카야를 보고는 하겠다고 했다.

카야의 목에 난 손자국. ⓒtvN
카야의 목에 난 손자국. ⓒtvN

카야는 조용히 이혼만 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강다윗은 거짓말 하면 안 된다며 사실대로 말하라고 다그쳤다. 카야는 목에 수건을 두르고 있었는데 수건을 벗기자 목졸림 손자국이 나타났다. 팔에도 여기저기 멍자국이 있었다.

카야는 조용히 이혼만 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강다윗이 내건 이혼 사유는 의처증 폭언 그리고 살인미수였다. 카야의 남편 조동민(태항호 분)은 지적장애인인데 동네 사람들이 카야가 남자들에게 꼬리친다고 고자질하였다.

카야의 남편 조동민은 카야의 팔을 잡고 사실대로 말하라고 다그쳤으나 카야는 남편의 폭언에 졸도했다. 그러자 아내를 사랑하는 조동민은 카야를 업고 뛰었는데 병원도 없는 시골동네라 조동민이 카야를 데려간 곳은 이장이 운영하는 동물병원이었다.

이장은 만약을 위해 목에 난 손자국을 찍었다고 했다. 그런데 조동민은 카야의 목을 조른 적이 없다고 했다. 조동민은 지적장애인이라 자기에게 유불리를 따져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리고 조동민의 아버지는 양촌 군수로 동네 유지였기에 약사도 카야가 피임약을 사갔다고 증언했다.

카야의 이혼소송을 제기한 강다윗. ⓒtvN
카야의 이혼소송을 제기한 강다윗. ⓒtvN

카야의 남편 조동민은 친구들과 한잔하러 나가고 군수의 아내는 친구들과 여행을 간 날 집에 홀로 있는 카야를 군수가 겁탈한 것이다. 카야가 말을 듣지 않자 군수는 카야의 목을 졸라 강간했다.

카야는 자신을 강간한 시아버지 밑에서 살 수 없어 이혼을 신청했던 것이다. 카야는 남편 조동민은 착한 사람이라며 그에게는 피해를 안 주고 조용히 이혼하고 싶어 했다. 군수는 성폭행으로 즉시 체포되었다.

이제 카야의 이혼은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었더니 피고 측 우명훈(최대훈 분) 변호사는 카야가 결혼 전에 아이를 출산한 것을 속였다고 이혼이 아니라 혼인취소를 주장했다.

카야는 자기을 위해 싸워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tvN
카야는 자기을 위해 싸워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tvN

강다윗은 어이가 없었지만 이혼소송하고 혼인취소는 다르다고 했다. 그래도 카야는 상관없다고 했다. 카야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위해 싸워 주는 게 처음이라며 오히려 강다윗에게 고맙다고 했다.

우명훈 변호사는 결혼 전에 출산 한 것을 속였으므로 이혼이 아니라 혼인취소라고 반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판사는 어렸을 때의 성폭행을 꼭 알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카야의 이혼을 허락했다. 판사는 카야의 이혼을 허락하며 카야에게 수고했다고 위로했다.

카야의 이혼을 허락하는 1심 판사. ⓒtvN
카야의 이혼을 허락하는 1심 판사. ⓒtvN

그런데 우명훈 변호사는 카야의 이혼소송을 항소했다. 우명훈 변호사는 그 낯선 남자 집에 가야를 데리고 가서 가둬 둔 것도 아닌데 왜 도망치지 않았느냐고 다그쳤다. 카야는 도망 쳤지만 친정아버지가 다시 쫓아 보냈고 카야는 다시 도망쳤지만 친정아버지가 받아주지 않아서 동네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이를 출산했다. 아이는 출산 즉시 그 남자 집에서 데려갔다고 했다.

항소심 판사는 카야가 9개월이나 그 남자와 같이 살았으므로 이혼이 아니라 혼인무효를 선고했다. 카야는 위자료 일천만원을 지급하고 즉시 한국을 떠나라고 판결했다.

카야의 혼인무효를 선고하는 항소심 판사. ⓒtvN
카야의 혼인무효를 선고하는 항소심 판사. ⓒtvN

양촌리 군수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 열렸다. 카야는 시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했는데 판사가 성폭행은 헤아리기조차 힘든 중죄지만 군수는 동네 유지라 두 번의 감량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카야는 남편의 가정 폭력으로 이혼을 하겠다며 찾아온 외국인 며느리였는데 시아버지에게 강간당해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이혼을 신청했다. 그런데 성폭행한 시아버지는 풀어주고 며느리는 혼인취소로 추방령이 떨어졌다.

성폭행범을 풀어주는 판사. ⓒtvN
성폭행범을 풀어주는 판사. ⓒtvN

강다윗은 법대 위에 있어서 잊고 있었는데 법은 약자 편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혼인취소로 카야는 당장 추방당해야 했다.

강다윗은 카야의 이혼소송을 상고했으나 기각되었다. 더 충격적인 건 시아버지에 대한 판결이었다. 가해자는 풀려났고, 신중석(이문식 분) 대법관은 카야의 상고를 신속히 기각했다. 결국 카야는 다음 날 추방될 상황에 놓였다.

강다윗의 카야의 난민불인정처분 취소 소송. ⓒtvN
강다윗의 카야의 난민불인정처분 취소 소송. ⓒtvN

피해자는 내쫓고 가해자는 보호하는 현실에 강다윗은 “이런 나라라면 당장 망명해야 한다”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카야는 당장 한국을 떠나야 했다. 강다윗은 카야를 난민신청했는데 그것도 인정되지 않았다.

강다윗은 난민불인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카야는 아동성폭행을 고지해야 되고 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도 추방당해야 하는 박해를 당했다고 했다. 강다윗은 피해자는 박해받고 가해자에게는 관대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냐고 대들었다.

조강열(이원종 분) 판사는 곤욕스러워 했다.

조강열 : “강판사 장난합니까? 강판사는 최소한의 애국심도 없습니까?”

강다윗 : “저 이제 판사도 아니고 장난도 아닙니다.”

원고 강다윗의 프로보노팀에는 다른 공익인권법 재단 변호사가 총출동했다.  피고 우명훈 변호사 측에도 관련 변호사들이 참석했다.

난민불인정처분 취소 소송 담당 조강열 판사. ⓒtvN
난민불인정처분 취소 소송 담당 조강열 판사. ⓒtvN

조강열 판사는 웬 변호사들이 이렇게 많이 참석했느냐고 물었다. 강다윗은 우명훈 측 변호사의 아들딸은 다 미국 시민권을 가진 검은 머리 외국인이죠. 그들이 버리고 떠난 자리를 다문화 가족들이 채워 주고 있습니다. 누가 애국자들입니까? 판사님은 어느 나라 판사님입니까?

조강열 판사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 카야의 난민을 인정한다고 했다. 카야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조강열 판사는 카야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카야의 성폭행에 대한 항소심이었다. 박기쁨이 그것은 걱정 말라고 했다. 성폭행범 군수가 항소에서 만난 판사는 저승사자라고 알려진 정의현 판사였다.

여기까지가 '프로보노‘의 5~6편 내용이다. ‘프로보노’에서 애국자는 법을 통해 약자의 편에 서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람임을 강조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방청석에 카야의 남편 조동민이 앉아 있었다. 이미 혼인취소로 모든 문제가 다 끝났는데 조동민이 왜 거기에 있었을까.

카야와 결혼했던 지적장애인 조동민. ⓒtvN
카야와 결혼했던 지적장애인 조동민. ⓒtvN

필자는 ‘프로보노’의 5~6편을 보면서 너무나 참담한 심정이었다. 장애인문제는 교육 재활로 이어지는데, 장애인 재활의 양대 산맥은 직업과 결혼이다.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가지고 결혼을 하여 사회 속에서 보통으로 살아 갈 수 있다면 재활의 90%는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비장애인은 비혼주의자도 있고 결혼을 안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애인은 결혼하고 싶지만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그들은 결혼이 성사될 때까지는 고통이 되기도 한다.

‘프로보노’에서 지적장애인 조동민은 카야와 결혼했다. 카야는 한국에 오고 싶어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했고 카야는 활달하고 손재주도 많은 여자였다. 그렇다면 조동민의 부모들은 조동민이 어렵게 결혼했을 것이므로 조동민과 카야가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보살펴 주어야했다.

그런데 조동민의 시아버지가 며느리인 카야를 성폭행하다니, 지적장애인 아들에게 이렇게 가혹하고 천벌 받을 짓을 한 사람이 장애인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현실에서는 제발 이런 부모는 없기를.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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