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 장애인 마크가 다양하다. KS 마크를 따른 것을 불법이라고 할 수도 없고, 장애인복지법을 따른 것을 이것만이 정답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장애인 마크는 편의증진법과 장애인복지법에서는 팔을 앞으로 한 것을 표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뉴욕에서 팔을 뒤로 하여 바퀴를 굴리는 모습이 장애인의 자립적 모습이라며 이 마크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벌어진 후, 한국 산자부도 이를 국가표준으로 정했다.
그러다가 2013년 수십억원을 들여 공공 안내 및 안전분야 그림표지에 대한 국가표준 개정안을 만들었다. 이 안은 개정안으로서 통과되지는 않았다.
그러니 현재까지도 법적 장애인 마크와 국가표준 마크가 상이하게 두 가지가 존재하고 있다. 산자부의 국가표준을 따르는 것은 국가정책이니 불법이라 할 수 없다.
그래서 국가표준 마크가 교통시설에서 사용되고 현재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편의증진법에서는 장애인복지법상 마크를 기준으로 하기에 통일되게 팔을 앞으로 한 마크가 사용되고 있다.
국제표준(ISO)에서는 장애인복지법상의 마크를 사용하고 있다. 이 마크는 장애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접근성을 상징하는 마크이므로 장애인의 자립을 의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신문고에 2022년 산자부 국가표준을 장애인복지법과 동일하게 수정해 줄 것을 건의하였는데, 정부에서는 처음에는 각 부처 간 협의 중이라고 하였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이 민원 의견에 대한 처리를 종료한다고 하면서 의견을 묵살해 버렸다.

장애 관련 마크 디자인들(국내 사례). ©서인환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편의시설 관련 업무 부서명을 유니버설 디자인환경부로 개칭하고 매년 유니버설 디자인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공모전을 통하여 장애인도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2021년에는 노인과 저시력 장애인이 변별력이 높고 읽기 편하고 낱자 간 인식하기 쉬운 서체를 개발하여 이름을 ‘koddiUD 온고딕’이라고 하였다. 이 서체는 윤디자인그룹이 한국장애인개발원과 협업을 통해 개발한 것이다.
이 서체는 장애인의날을 기해 무상 보급되었고, 아래 한글이나 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한글에서 복모음이나 복자음 받침의 경우 저시력 장애인은 정확하게 글자를 인식하기 힘들다. ‘어’와 ‘여’, ‘웨’와 ‘워’, ‘를’과 ‘롤’, ‘곪’과 ‘곯’ 등의 글자를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확하게 읽지 못하기도 하고, 읽는 속도가 느려지기도 한다. 심지어 글자의 제자 원리를 잘 알지 못하고 글의 철자법을 완전히 익히는 데에 많은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한다.
오독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서체가 좀더 일찍 나왔다면 저시력 장애인의 교육이나 정보 습득에 현재 성인이 된 저시력 장애인의 어려움 해결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의 일환으로 서체를 개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시력인을 위한 서체 개발이 아닌 장애인 편의시설이나 장애인 접근성 관련 서체를 만드는 것으로 상상하였다. 서체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지금이라도 장애인 관련 마크를 서체로 개발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장애 관련 마크 디자인들(국내). ©서인환
아래 한글 워드 프로세서에서는 다양한 기호를 서체(폰트)를 만들어 사용하게 하고 있는데, 그 중 점자 서체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점자는 6점 점자인데, 이 폰트는 개발하지 않고 8점 점자만 사용하고 있어 점자를 설명하기 위해 보는 모양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서체를 사용해야 한다. 이 폰트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점자 안내 책자를 만들기 위해 뿌리출판사에서 폰트를 개발하고 있던 홍경순(현재는 한국정보사회진흥원 근무)에게 부탁하여 1997년에 만들어졌다.
아래 한글에서는 많은 마크(기호)들도 서체로 만들어 사용한다. 서체를 만들어 놓으면 그림을 글자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크기를 마음대로 조정하여 때로는 글자로, 때로는 그림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글자색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듯이 마크의 색상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아래 한글 개발사인 한글과 컴퓨터사에서 점자의 6점 점자 폰트를 만들어 사용하게 하고, 장애인 관련 마크들도 만들어서 제공한다면 장애인 관련 글을 쓰거나, 책을 편찬하는 데에 매우 편리할 것이다. 또한 장애인 마크의 표준에도 기여할 것이고, 장애인 인식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아래한글사는 이찬진 대표가 공병우 박사(안과 의사이며 한글 발전을 위한 연구와 시각장애인 재활교육에 많은 공헌)가 운영하던 시각장애인 재활센터의 한 사무실을 무료로 임대하여 개발을 시작한 워드 프로세서이다. 글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것은 없지만, 데이지 문서라는 시각장애인 전용 전자도서로 변환하는 기능도 들어 있고, 시각장애인이 글의 내용을 음성으로 변환하여 읽을 수 있도록 글자의 코드가 오픈되어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책무도 있지만 특히 한글과컴퓨터사는 시각장애인에게 빚이 있는 셈이다.
아래 한글(HNC) 코드표에 6점 점자코드표와 접근성 코드표를 하나 추가해서 개발해 준다면 이 글에서 제시한 각종 기호는 글자처럼 자유롭게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고, 편의시설 관련 글을 사용하거나 편의시설 정보를 알려주는 자료집 편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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